노란 양은도시락
靑思 김성학
눈 내리는 날이면
그리움이 너울춤을 춘다
먼 추억 속 초교 시절
학교 교실엔
저마다 싸온 노란 양은도시락
난로 위에 차곡히 쌓이고
창밖엔 흰 눈이 펄펄 내렸지
애타는 점심시간 종소리
물주전자 김처럼 피어오르고
머릿속엔 누룽지 그림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지
드디어 종이 울리고
도시락 뚜껑이 열리면
맛난 반찬 가져 온
친구 책상에 빙 둘러 앉아
젓가락 놀림이 빨랐었지
도시락에 들러붙은 누룽지
뜨거운 물 부어 긁어 먹으면
그 황홀한 군침 돌던 맛
몰래 할머니가 숨겨 둔
꿀단지의 꿀맛이였지
오늘도 창밖엔 흰 눈이 내리고
슬며시 흰머리 감추고
그 교실로 들어가 입맛만 다신다.
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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