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노란 양은도시락

靑思 김성학 2010. 1. 2. 13:24


노란 양은도시락 靑思 김성학 눈 내리는 날이면 그리움이 너울춤을 춘다 먼 추억 속 초교 시절 학교 교실엔 저마다 싸온 노란 양은도시락 난로 위에 차곡히 쌓이고 창밖엔 흰 눈이 펄펄 내렸지 애타는 점심시간 종소리 물주전자 김처럼 피어오르고 머릿속엔 누룽지 그림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지 드디어 종이 울리고 도시락 뚜껑이 열리면 맛난 반찬 가져 온 친구 책상에 빙 둘러 앉아 젓가락 놀림이 빨랐었지 도시락에 들러붙은 누룽지 뜨거운 물 부어 긁어 먹으면 그 황홀한 군침 돌던 맛 몰래 할머니가 숨겨 둔 꿀단지의 꿀맛이였지 오늘도 창밖엔 흰 눈이 내리고 슬며시 흰머리 감추고 그 교실로 들어가 입맛만 다신다. 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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