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어머니의 손맛 靑思 김성학 설날이 돌아오면 조용한 시골집은 생기가 넘친다 굴뚝에 흰 연기 피어오르고 구수한 음식 냄새 집안을 돌다 마을 길 따라 동구 밖을 서성이다가 도시의 자식들에게로 줄달음친다 기다림에 움푹 파인 눈으로 아들이 사는 서울로 갔다 딸이 사는 부산으로 가보고 고사리 같은 손주 얼굴 그려보시면서 활활 타는 장작불처럼 환한 미소 지으신다 검게 그을린 주름진 얼굴로 알곡을 만드시느라 지문까지 지워지시고 허리까지 구부러지신 어머니의 손 음식마다 깊은 맛이 절로 나는 것은 지난 삶이 오롯이 베어 있어서 일게다 수십 년을 객지에서 살면서도 어머니의 진한 손맛이 그리워 음식을 대할 때마다 어머니를 그리다가 설날이 되면 오래도록 기억해둔 어머니의 손맛을 먹고 옛추억도 되살리며 부모와 자식 간에 정이 더 두터워지고 혈육의 정에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나면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도 하늘 향해 덩실덩실 춤을 춘다. 201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