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삼다(三多)
1) 좋은 글을 많이 읽을 것(讀書) 2) 읽은 글을 중심으로 많이 생각해 볼 것(思索) 3) 글을 많이 써 볼 것(習作)
* 좋은 문장을 만드는 요령
1) 항상 국어 사전을 옆에 놓고 정확한 단어를 골라 써야 한다. 2) 애매한 표현은 삼가고 확실한 표현을 해야 한다. 3) 문장은 단문 중심으로 되도록 짧게 써야 한다. 4) 모든 문장의 시작 첫 문장은 더욱 짧게 써야 한다. 5) 비약이 없고 논리적으로 이어지게 써야 한다. 6) 문장 자체는 단순, 정확, 명확해야 한다. 7) 한 번 쓴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쓴 것을 몇 번이고 고쳐 써야 한다. 많은 퇴고의 과정을 거친 글이 좋은 글이다. 8) 완성된 글은 버리지 말고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다시 확인하며 추고(첨가 하고 빼는 작업)의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9) 다른 사람이 쓴 좋은 글을 보면서, 좋은 말이나 표현은 자신의 것으로 바 꿔 응용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무릇 모든 창작 행위는 처음에는 모방 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것이 어느 정도 지나면 자신의 문체가 자연스럽 게 만들어지는 까닭에서다.
참고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나라에서는 참 이상한 현상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문장을 만들고, 비틀고, 꾸미고 하는, 그런 글 장난을 잘 안합니다. 내용 전달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내용은 없고 문장(말장난)만 있는 형국입니다. 이는 아마도, 어렵게 생각하기 싫어하는 요즘 세태와, 상업성이 맞물린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학생이나 여학생은 학교 시험과 수능에 여념이 없습니다. 남성들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 시험 등으로 교양 서적을 읽을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책을 읽는 사람들은 20세 전후의 여성들입니다. 그래서 소위 잘 나가는 작가들도 여성들입니다. 여성들도 학년이 높아지면서 취업 문제가 가로놓입니다. 각종 시험들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젊은이들은, 골치 아픈 어려운 인생의 고뇌를 담은 그런 책보다는, 말장난이나 하는 경박한 작품들에 빠져듭니다. 매스컴이나 패거리 평론가, 그리고 출판사, 문예지 등이 앞장서 우리의 독서 풍토를 경박하게 만들며, 돈을 벌고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은 없고 문체만 현란한 작품들이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독서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사회를 경박하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좋은 작품이 아닙니다. 아니, 좋은 글이 아닙니다. 좋은 글이란,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간결 정확하여, 명확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저 헤밍웨이가 신문기자 생활을 할 때 기사를 적거나, 또는 작품을 쓸 때, 지킨 철칙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를 하드 보일드체라 하며, 긴장감을 가지고 빨리 읽히게 하며, 명확한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제가 표방하는 문체 역시, 이와 같음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 문장에 살 붙이기
( 동구에 한 나무가 서 있었다. )
이것은 그냥 일반 문장입니다. 그런데 어딘지 좀 부족해 보입니다. 동네 초입에 한 나무가 서 있다면 그것은 분명 보통 나무가 아닐 것입니다. 그 나무는 동네를 지켜 온 수호목이며, 동네를 대표하는 나무이고, 동네 사람들이 오다가다 커다랗게 드리운 나무 그늘에서 쉬며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주고받는 사랑방 같은, 그런 나무일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제가 문장을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동네 초입에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몇백 년은 좋이 됨직해 보였다. 우람한 몸통에 쭉쭉 뻗은 줄기는 보기 좋았다. 어쩌면 마을이 생기면서부터 누가 심은 것인지도 몰랐다. 느티나무는 마을에서 일어난 대소사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었다. 다만 말없이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서 있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이 나무는 마을의 역사이기도 하였다. 나무는 이제 늙어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안타까워 거기를 황토로 메웠다. 나무 속에는 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가 산다는 말도 있었다. 누군가 그 나무를 베려했다가 급사했다는 말도 전해오고 있었다. 이 나무에는 분명 어떤 정령 같은 것이 깃들여 있을 터였다.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밑에서 담소를 나누곤 했다. 아마도 이 마을에서 생긴 이 사건은 나무가 심겨진 이후로 가장 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문장에 살을 붙여, 공간적 배경이 글의 진행에, 어떤 복선을 주는 형식으로 변환하여 보았습니다. 우리가 글을 쓰면서 그냥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살을 붙여 작품의 본 내용과 상관관계를 계속 생각하면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백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적인 글에 해당하는 이런 예가, 백서에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글들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짜여 가면서 독자들에게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계속 궁금하게 만들어야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계속 따라 올 것입니다. 특히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발해 뗏목 탐사선 사건> <DMZ 산불 사태> <고속도로 폭설 사태> <KBS 두바이 특파원 피랍 사건> 등, 사건을 다룬 지침서의 예화들에서는 말씀입니다. 한 번 참고해 보세요.
<고암/방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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