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思 김성학
2010. 2. 15. 11:02
노모(老母)의 노래
靑思 김성학
폭설이 무섭게 내리는
두메산골 외딴집 마루에
깊게 팬 주름살 선명한 노모
휑한 눈 고갯마루 바라본다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
폭설에 묻혀 신음하고 있다
골짜기 지나 가슴 파고 드는
찬바람같은 그리움
곰살맞게 어미 젖꼭지 더듬던
어린 자식들 고사리 손가락
늘어진 젖무덤에 알알이 잠들고
내줄 것 다 내준 몸둥아리는
삭풍에 떠는 고춧대 되었네
시절좋은 섣달 그믐날
아궁이 불나고 흰 굴뚝연기 춤출 때
왁자지껄하던 집안이었건만...
올해는
하늘도 무심하지
시절도 무정도 하지
기다리는 자식들은 안오고
원수같은 폭설만 하염없이 내린다
20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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